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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탕이의 전문분야 : #연기

남자2인대사 "영화 <파수꾼>" 기태(이제훈)와 희준(박정민)

by 호탕한 장군감 2022. 3. 22.

안녕하세요 배우 호탕이입니닷! 

호탕이는 여자인데도 불구하고, 남자 대사로 연습하는 것을 좋아해요. 

 

그래서 오늘은.. 제가 과거 스터디에서 자주 연습했던ㅋㅋㅋㅋㅋㅋ

장면대사! 남자2인대사!

 

영화 <파수꾼>의 한 장면을 가져와봤습니다. 

영화 파수꾼은 윤성현 감독님의 작품이구요.

우리가 학생시절 한 번쯤은 경험해 보았을 친구들 사이의 묘한 신경전,

학교라는 작은 사회 안에 존재하는 서열,

그 속에서 은근하게 벌어지는 지위다툼을 아주 디테일하게 그려낸 작품이죠.  

 

기태(이제훈)와 희준(박정민)이 대화하는 장면이구요.

 

우선 설명 않고 

바로 대사부터 보여드리겠습니다. 

 

장면을 직접 연기해보면서, 상황을 경험해보시길 바랍니다. 


S# 31. 희준의 집 / 밤 (과거)

맥주를 마시면서 보드게임을 하고 있는 아이들.
동윤은 세정 옆에 바짝 붙어 앉아서 시끄럽게 얘기 중이다.
희준은 보드게임을 하다 문득 보경 쪽을 본다.
깔깔거리는 아이들과 달리 게임에 전혀 관심 없는 듯한 보경. 어두운 표정이다.

(cut to)

냉장고 문을 열고 음료수를 꺼내는 희준.
희준 옆으로 기태가 온다.

기태 : 아, 재미없다.
희준 : (주스를 내밀며) 마실래?
기태 : 됐어. 근데 부모님 언제 오시냐?
희준 : 내일이나 오겠지.

주스를 컵에 따르는 희준.

기태 : 그럼 오늘 너네 집에서 잔다. 어?
희준 : ...
기태 : 대답이 없냐? 야, 뭔 일 있어? 왜 말을 안해, 새끼야?
희준 : 알았어...
기태 : 가서 보경이하고 얘기도 좀하고 그래.
희준 : ...
기태 : 또 말이 없네? 아, 새끼 진짜.
희준 : ... 방안에서 무슨 얘기 나눈 거야?
기태 : 응? 뭔 소리야?
희준 : 아까 보경이하고 방안에서 얘기하던데...
기태 : 봤어?
희준 : 봤으니까 묻지...
기태 : 아, 그냥 별 얘기 안했어.
희준 : ...
기태 : 너 이상한 생각 하는 거 아니지?
희준 : 이상한 생각할 거 뭐있냐?
기태 : 야, 오해하지마라. 진짜! 
희준 : 내가 뭐라고 했어? 왜 도둑이 제발 저려?
기태 :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면서 희준을 본다) ...
희준 : (음료 한 모금을 들이킨다) ...
기태 : (장난스럽게) 생각해보니까 기분 나쁘네. 도둑이 제 발 저리다니... 뭔 뜻이야?
희준 : 왜...?
기태 : 뭔 뜻으로 그런 얘기를 해?
희준 : 별 뜻 없어...
기태 : (장난스럽게 희준의 머리를 만지며) 야, 너 제발 좀 그러지 마라!

희준, ‘아이시’ 하면서 기분 나쁘다는 듯이 머리를 피한다. 

기태 멈칫 한다.

희준 : 머리 좀 만지지마. 제발...
기태 : ... 얼∼ 많이 컸다? 베키. 많이 컸어.
희준 : 그런 식으로 얘기 하지 마. 내가 니 부하냐?
기태 : (황당하다는 듯 희준을 본다) 왜 그래? 장난이야, 임마.
희준 : ...

희준, 주스가 담긴 컵을 들고 부엌을 나와 아이들이 있는 거실 쪽으로 간다.
그런 희준의 걸어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는 기태.

 


묘한 긴장감이 감도는 장면인데요,

스터디에서 연습해봤을 때 

영화를 보지 않았던 스터디부원들도 이 장면을 이해했습니다. 

 

그 경험을 토대로 

장면에 대한 설명을 과감히 삭제했습니다. 

 

저 장면 안에서 유추할 수 있는 정보들이 많습니다. 

직접적인 대사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설명적이지 않게 많은 정보들을 상황안에 녹여낸 시나리오의 탄탄함에 저는 감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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